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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자전거 여행기 -셋째날- (2007.7.20)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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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자전거 여행기 -셋째날- (2007.7.20)

nenunena 2008. 9. 18. 23:07

흐린날

일어나 평소처럼 볼일 보고 이룩이를 깨워 씻고 아침밥을 먹으러 갔다.

홍성역 근처 순대국밥집을 어젯밤 봐놨었는데 그곳으로 갔다.

나는 배부르게, 이룩이는 별맛없게 순대국밥을 먹고 길을 나서려 했다.

이룩이가 물을 뜨려고 하니, 주인아저씨께서 내게 얼음물을 가져가겠냐고 물으셨다.

나는 그렇게 해주시면 감사하겠노라고 하고 내가 가지고 있던 물통을 준비했는데...

아저씨는 냉동실에서 1.5L짜리 포카리 스웨트물통을 통째로 꺼내 주시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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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걱하며 고맙게 두손에 쥐고 기념촬영... -_-;]

막 김(?)이 나고 그랬다.

이룩이는 아침에 힘이 안나나 부다.

쉬고 출발하는때에 속도가 안나 답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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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중 만난 풍경. 우리나라는 논농사를 정말 많이 짓는다.]

여행하면서 보니 이상하게 밤에는 아주 잘달려서 같이 주행하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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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없어서 마음 놓고 마구 달리고 있는 중]

한시간쯤 달려 국도를 타고 있었는데, 잠깐 멈춰서 보니 그 땡땡하게 얼었던게 다 녹아 있었다.

'아.. 잔인한 여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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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을 몇 km남겨두고 우리는 대천해수욕장을 거쳐 갈지 곧장 서천을 향해 갈지 고민을 하게 됐다.

원래 계획보다 많이 늦어진 상태라 서해바다에는 별 관심이 없는 나는 대천을 그냥 지나쳤음 했다.

반면에 이룩이는 한번 갔었지만 대천해수욕장을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듯 했다.

더위때문에 모두 짜증이 난 상태에 갈길을 두고 생각이 다르니 의견충돌이 일어났다.

이룩이가 많이 가고싶은것 같아 대천해수욕장으로 가기로 하고 가는데, 엇? 갑자기 다른 방향으로 간다.

얘기를 해보니 다시 서천으로 곧장 가잖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아직도 해수욕장을 많이 가고싶은 눈치.

나는 우리가 계속 여행을 같이 해야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렇게 불만을 가지고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화를 내고 설득하고 이야기를 듣고 사과하며, 앞으로 충분히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여 우리가 갈길을 정하자고 했다.

이렇게 이룩이와 화해하고 다시 대천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때마침 보령은 머드축제가 이루어지고 있는 기간이었다.

길가에 현수막들이 그걸 알려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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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해수욕장을 얼마 안남기고.. 놀이공원 및 물놀이 공원이 보인다.]


대천해수욕장에 가까워질수록 그 분위기는 더해갔다.

드디어 입구를 지나니, 머드풀장에서 술래잡기를 하는 외국인 혹은 혼혈? 로 보이는 사람들이 엄청 재미있게 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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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수영복에, 머드축제 진행요원, 관광객, 상인들로 붐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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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울텐데 지들끼리 뒹굴고 놀다가 한놈 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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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해수욕장 풍경. 장마가 안 끝나서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다.]



우아... 나도 머드한번 발라보고 해수욕도 즐기고 싶었지만, 짐도 한보따리인데 맡기지도 못하고, 카메라도 들고 있어서 바닷물에 발을 담그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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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매는 가방이 아닌데 매려니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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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눈물이.. 아흑...]

다음엔 이것들을 모두 즐기러 오리라... ㅠ,.ㅠ

신발을 벗고 바다에 들어갔어야 했는데, 멍청하게 그냥 들어가서 신발속은 모래가 잔뜩 들어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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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다에서 한 전부]

이룩이는 머드로 뻘밭이 된 '발닦는 곳'에서 씻고 나는 수돗가를 찾아 제대로 모래를 빼내고 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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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발을 씻으란 건지..]

그래도 신발이 계속 젖어 있어서 이후, 발피부가 물러져서 물집도 생기고 아팠다.

점심은 그냥 보통 식사 파는데는 보이질 않고 온통 횟집뿐이어서 그냥 롯데리아를 갔다. -_-;;

좀 웃기긴 하다. 여기까지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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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탄 아저씨도 구경..]

얼마 있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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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묶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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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 촬영용 옷으로 갈아입은 이룩]

우리는 길을 재촉해서 서천을 향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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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보니 공군방포사관련한 곳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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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습이 아니라 카습이다. 카메라에 습기(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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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을 오르기 위해 내리막에서 속력을 내는 이룩]


짜잘한 오르막 내리막이 많아 힘들었다.

국도를 계속따라가니 길은 헤매지 않았다.

차도 별로 없는데 노래를 들으며 달렸더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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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다!!!]

서천을 지나 금강 하구둑을 건너 군산에 도착했다.

김제까지 갈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었으나, 무리하는건 아니다 싶어 군산에서 자고 가기로 했다.

군산 시내로 가고 있으니 금강 주변으로 한강만큼은 아니지만 산책로(공원?)가 있었다.

유치원인지 유아원인지, 쪼끄만 애들이 지나가는 우리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기분이 너무 좋아져 나도 손을 마구 흔들어 주었다. 하하..

난 애들이 좋다. 보고 있는것 만으로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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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가져온 호스를 이용해 자전거에 모래를 씻는중]

내가 빨래를 해야했기 때문에 이번엔 모텔에서 잤다.

2만5천원을 2만원으로 깎아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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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가 주렁주렁~]


하지만 시설은.... 쩝.

따뜻한 물이 안나와서 이룩이는 제대로 씻질 못했다.

빨래를 하고 11시쯤 PC방에 사진을 옮기러 갔었다.

이룩이는 다리가 아픈지 약간 절뚝거렸다.

PC방에 들어가 두명자리 달라고 했더니 주인이 이상한 눈으로 본다.

- 실례지만 나이가..??

- 아, 신분증이요?~

- 어익후! 나이가 많으시네..

음냐.. 우리를 미성년으로...

오늘 처음으로 내 카메라가 빛을 봤다. -_-;

별로 건진 사진은 없었다.

컴퓨터 했더니 또 집생각이 났다.

날이 흐려서 팔토시를 안 꼈었는데, 팔이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이거 또 허물벗을 생각하니 암담하다.


홍성 - 대천해수욕장 - 서천 - 군산

주행거리 : 101.99km
평속 : 16.4km

사용한 돈 : 아침 5000원, 점심 4200원, 저녁 5000원, 모텔 10000원, PC방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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