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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자전거 여행기 -첫째날- (2007.7.18)

nenunena 2008. 9. 18. 23:06


구름낀 맑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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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싼 짐. 가방이 생각보다 커서 꾸역꾸역 다 집어넣었다.]

09:20

이룩이로부터 자기집 현관으로 나서서 출발했다는 연락이 왔다.

나는 시간이 좀 남아서 그동안 일회용 얇은 우의를 사러 문방구에 다녀왔다.


09:50

나도 집에서 출발.


10:00

농협에서 끙끙대며 아버지가 주신 수표를 입금했다.

다섯장이 한꺼번에 입금이 안돼서 낱장으로 넣었기 때문이다.


10:10

광진교 북단 자전거 전용도로 진입로에서 이룩이를 기다렸다.

10시 정도면 충분히 올꺼라 생각했는데, 나는 무슨 사고가 난게 아닐까 하여 전화를 해보았지만..

전화도 받지 않았다.

걱정이 점점 증폭될때쯤 이룩이가 나타났다.

짐싸느라 늦었다고... -_-;;


이후

자전거 전용도로를 조금 타고 들어가다가 출발기념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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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부터 얼굴이 어두운게... 우리의 앞날을 예고하는듯..]

출발이 늦었기 때문에 서둘러야 했다.

하지만 나혼자만의 여행이 아나라 내 맘대로 속도를 낼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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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천을 따라 왔는데 시내로 들어와 버렸다.]

용인까지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다는 것만 믿고 가는데 성남을 전후로 해서 도로를 헤매야만 했다.

지도와 나침반을 보며 갈길을 찾았다.

중간에 슈퍼에서  배터리를 사서 휴대용 스피커 배터리를 교체했다.

하지만 서로의 거리, 주변의 소음등으로 음악은 거의 이룩이만 들을수 있었다.

한번은 맞는 길인줄 알고 갔는데 고속도로 IC로만 향해 있는 외길이 나와서 간길을 되돌아 가야 했다.


성남을 한창 통과중에 (13:37) 여수대교 부근에서 드디어 자전거 전용도로를 다시 찾아 주구장창 용인이 나올때 까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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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여기 있었구나!]


얼마나 반갑던지... 다리밑을 지나갈때마다 켜놓은 노래가 울려서 낮잠자던 아저씨들이 깨던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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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까지는 자전거 도로가 상당히 잘 되어있는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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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룩이 속도에 맞춰 뒤에서 달리다가 답답해 먼저 달리다가를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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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탄천이었나 그럴텐데.. 왜가리나 오리따위의 새들이 종종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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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아서 매우 더웠다.. 헉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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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먼저 보았던 용인 탄천 자전거 전용도로의 끝]

지루한 시간이 끝나고 용인에 도착했다.

3시가 넘어서야 우리는 용인에서 밥을 먹을수가 있었다.

밥먹고 다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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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갓길 좋구나!]


수원쪽(서쪽)으로 가다가 오산쪽(남쪽)으로 내려와 평택까지 가려는데 도무지 도로이정표를 믿을수가 없었다.




또 이정표에 IC만 있으면 그 방향이 맞는데도 아까처럼 외길이 나올까봐 가기가 망설여 졌다.

잘 가고 있는지 아버지께서 전화를 하셨다.

길찾아가는게 여행하면서 익혀야 할것이라며 잘 찾아보라고 하셨다.

어떻게 어떻게 길을 찾아 오산을 관통하는 317번 지방도를 타고 단숨에?는 아니고 오로지 직진으로만 오산을 가로질러 돌파할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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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만 보고 달렸을 뿐인데, 벌써 오산 Bye, Bye~]


오산까지 가는 길은 갓길이 넓어서 참 좋았다.

평택으로 가야하는데 안성가는 표지판만 있는 갈림길에서 고민하며 잠깐 드넒은 논을 향해 렌즈를 들었다. 이룩이만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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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도대체 어디야?]


나는 카메라 꺼내는게 번거로워서 그냥 구경만 했다. (귀찮은게 아니라 정말 번거롭게 포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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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에서 점점 멀어져도 어딜가든 용인으로 가는 길은 꼭 있더라]

남쪽으로 난 길을 선택하여 우리는 317번 도로를 달리고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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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의 317번 지방도]

평택이라고 이곳저곳에 글씨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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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평택인데 또 어디가 평택?]


아산가는 표지판은 안보이고 천안가는 길만 317번 그대로 계속 남쪽으로 이어져 천안에 가려고 했으나, 꿈에 그리던 45번국도를 만나 아산으로 방향을 잡고 잘 닦이고 갓길 넓은 45번국도를 내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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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국도는 자동차 소리만 빼면 너무 좋았다.]


가는중에 바닥에서 철사 굴러가는 소리같은게 계속 났다.

불안불안 했는데...

아산을 28km 남겨두고 "푸쉬푸쉬~푸쉬~"  하는 소리가 바퀴에서 나는 것 같았다.

혹시나는 역시나 펑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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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뽱당한 경우가..]

말도안되는 못이 바퀴를 관통한 상태였다. -_-;;;;;;;;;;;

동영상을 봤던 기억을 더듬어 펑크를 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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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앞만보고 달릴때라 얼굴이 힘들어 보이는구나..]



펑크 때웠던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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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었다.

내손으로 펑크를 때운것은!

펑크를 다 때우고 나니 어두워져 버렸다.


아쉽지만 아산을 25km남겨두고 평택역이 있는 평택시가지로 들어와 오늘 주행을 끝냈다.

아주머니께 길을 물어 찜질방을 찾고 평택역을 가로지르는 비탈없는 육교(계단뿐인)를 자전거를 들고 건너 밥을 먹은뒤 찜질방에 짐을 풀었다.

육교를 건널때 "빠바밤, 빠바밤, 빠바바바밤, 빠바바바 빠바바바 빠바바바바.."(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자전거가..)

하는 소리와 함께


"지금, 청량리, 청량리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하는 안내방송이 벌써부터 집이 그리운 마음이 들게 했다.



아주머니 말씀대로 토마토 저축 은행? 이 있는 건물에 찜질방이 있었다.


내일 비가 올지도 몰라 자전거를 건물 주자창쪽에 놓고 커버를 씌워 놓았다.


도선생님 눈에 안띠려는 의미도 있고..

씻고나니 잠이 몰려온다.

오늘 생각보다 많이 헤매고 많이 달렸다.



서울 - 성남 - 용인 - 오산 - 평택

주행거리 : 99.5km
평속 : 17km/h


사용한 돈 : 점심 3500, 저녁 3000, 배터리 3000, 찜질방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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