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이 영원해 지는 곳

제주도 스쿠터 여행기 셋째날 (2012.10.24) 본문

여행

제주도 스쿠터 여행기 셋째날 (2012.10.24)

nenunena 2013. 8. 11. 18:07

 

 

 

 

송악산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 6시쯤에 일어났다.

 

다른 여행객들은 아직 꿈나라 중이었다.

 

게스트하우스 마당에 나오니 무겁고 조용하게 서 있는 산방산과 주변 마을이 눈에 들어왔다.

 

(가로 사진은 클릭하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쿠터 휴대폰 거치대에 네이버 지도를 띄우고, 송악산까지 길찾기를 했다.

 

네비게이션처럼 지도를 보면서 해안도로를 따라 송악산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달리는 중에 벌써 하늘이 빨갛게 물들고 있었다.

 

해는 아직 보이지 않았지만, 송악산에서 일출을 보지 못할까 하는 마음에 살짝 급해져서 스쿠터를 좀 더 빠르게 몰았다.

 

 

 

 

 

달리면서 왼쪽으로 고개돌리니 하늘이 빨갛게 물들고 있었다.

 

이런 풍경을 보고 어찌 그냥 달리기만 할 수 있을까.

 

잠깐이지만 연신 감탄하면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송악산까지 가는 길에 절반정도 달렸을까. 멀리 산방산을 돌아보았다.

 

 

 

 

 

 

송악산에 도착해서 주차장에 허겁지겁 스쿠터를 주차하고 송악산을 마구 오르기 시작했다.

 

전날 바베큐 파티때 살짝 과음을 했던 탓인지, 달리기 시작하니 속이 부글거리기 시작했다.

 

해는 당장 뜰것 같아서 달려야 하는데, 속은 부글거리지.. 그렇다고 송악산 일출을 포기하긴 싫고.. 달리다 빨리 걷다를 반복하며 송악산을 올랐다.

 

 

 

 

 

높은 산은 아닌데, 여기가 정상인가? 싶으면 조금 더 걷다보면 오르막이 나오고.. 도대체 정상이 어딘건지..

 

 

 

 

 

해는 아직 보이지 않았지만,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저 멀리 산방산과 내가 달려온 길이 보였다.

 

 

 

 

 

송악산 정상 근처에 가니, 송악산도 오름형태(분화구 비슷한..) 라서 우뚝 솟았다기 보다는 가운데가 파여있어서 동쪽에 가까운 곳에서 그냥 일출을 보기로 했다.

 

그렇게 가쁜 숨을 고르며 해가 뜨기를 기다렸다.

 

 

 

 

 

 

하늘은 불타고 있는데, 아직 해는 얼굴을 비치지 않고 있었다.

 

 

 

 

 

 

2012년 10월 24일 해의 머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남쪽으로는 가파도가 보인다.

 

 

 

 

 

아.. 일출이다.

 

 

 

 

 

 

 

 

 

 

 

 

해가 바다에서 떨어져 하늘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새벽 미션을 완료했다는 뿌듯한 마음으로 오늘 여행을 위해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갔다.

 

 

 

 

 

 

제주도는 역시 말이 많다.

 

 

 

 

 

 

 

어제 제대로 찍지 못한 산방산 게스트 하우스.

 

내부 사진은 없는데, 시설이 괜찮았다. 2층 침대에 샤워장, 세면장, 인터넷 할 수 있는 공간도 좋고.

 

아참.. 아침밥은 토스트와 계란 후라이와 오렌지 쥬스~

 

해장 음식은 아니지만 ㅋㅋㅋ 맛있었다. ㅋㅋㅋㅋ 아침 먹으면서 어젯밤 바베큐 파티에 보았던 여행객들과 부스스한 얼굴로 인사도 하고 ㅋㅋ

 

 

 

 

 

자.. 이제 산방산을 뒤로 하고 떠나볼까!

 

 

 

 

 

 

 

 

우선 산방산 바로 옆에 있는 용머리 해안부터 가보기로 했다.

 

웃으면 사랑이 온다니 ㅋㅋ

 

 

 

 

 

 

용머리 해안에 들어오는 쪽에는 헤말상선이 재현되어 있는데, 근처가 살짜쿵 유원지 느낌이 난다.

 

아침 일찍이라 사람이 거의 없었다. 관리하는 사람도 없는 줄 알았는데, 입구가 따로 있고 입장료도 있더라.

 

2,000원을 내고 입장!

 

 

 

 

 

용머리 해안은 오랜 세월동안 파도가 만든 조각작품 같았다.

 

용머리해안이라고 이름은 용이 머리를 쳐들고 바다로 뛰어 들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 듯하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동쪽 해안에 이르니 아침 햇살이 눈부시다.

 

 

 

낚시하시는 분들도 있었고, 해물 파시는 아주머니 들도 있었다.

 

 

 

 

 

 

 

용머리 해안길 거의 끝에 이르니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이들이 많았다. 수학여행을 온 것 같았다.

 

큰 바위 사이를 올라 용머리 해안 구경을 마치고 나왔다.

 

 

 

 

 

 

 

 

이날 최종 목적지는 성산 일출봉 근처 광치기 해변이었다.

 

거기까지 가는 길에 처음 들른 곳은 안덕계곡. 추사 김정희가 유배생활을 하면서 많이 찾았다고 하는데.. 정말 아름다운 계곡이었다.

 

정말 좋았던 이유는 경관 뿐만 아니라 사람이 없었다는 것!!!

 

길지 않은 안덕계곡 산책로를 한번 걸어갈 때 까지 사람을 한 명도 볼 수 없었다.

입구로 돌아갈 때 여행객 2명 본게 다였다.

 

이게 작년이니까 지금은 많이 알려져서 사람이 많을 지도 모르겠다. 입장료도 없고 작지만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다.

 

돗자리 있었으면, 펴놓고 한 숨 자는 거였는데.. ㅋㅋ

 

 

 

 

 

 

사람이 없으니 멀리 서서 셀카도 찍어보고 ㅋㅋ

 

 

 

 

 

이유는 모르겠으나, 대나무로 바위를 따라 물이 흐르게 만들어 놓았었다. 졸졸졸..

 

 

 

 

그렇게 안덕계곡을 떠나 다음으로 향한 곳은 베릿내 오름.

 

이번 제주도 여행은 두 가지 테마를 가지고 시작했다. 스쿠터와 오름.

 

 

베릿내 오름입구에 도착해서 나무계단을 올랐다. 오른쪽 나무에 걸려있는 올레길 표시 리본이 눈에 들어온다.

 

 

 

 

 

이때가 12시가 넘었었나.. 배가 고파서 전날 사둔 올레꿀빵을 꺼내 먹었다.

 

 

 

 

속은 이렇게 생겼다. 뭐 맛은 예상할 수 있느 그 맛이다. ㅋㅋㅋ

 

 

 

 

베릿내 오름은 그닥 높지도 않고, 오름 특유의 분화구 형태를 감지하기가 어려워서 큰 감흥이 없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풍경도 해가 머리 꼭대기에 있는데다가 나무에 많이 가려져서 사진을 찍지 않은 것 같다.

 

올라 온 김에 근처 별내린 전망대까지 이어진 올레길을 따라 걸어보기로 했다.

 

 

 

 

 

천제2교 위에 있는 조그만 다리로 아슬아슬하게 물을 건너 공원같은 곳을 지나 근처 올레길을 모두 돌았다.

 

근처에 천제연 폭포도 있는데, 예전 자동차 여행할 때 가봤으므로 패스.

근데 거기 다리도 그렇고 천제연 폭포는 정말 가볼만한 곳으로 기억한다.

 

 

 

 

 

 

 

 

베릿내 오름 입구 화장실 근처에서 스쿠터와 셀카 ㅋㅋ

 

날씨가 걸으면 덥고, 스쿠터 타면 춥고.. 그런 날씨였다.

 

 

 

 

 

 

 

 

점심때가 지났는데, 밥은 안 먹고 싸돌아다니기만 한 터라 뭔가 먹어야 했다.

이때 꽤 힘이 빠져 있었다.

 

아직 갈 길이 먼데 올레길 도느라 시간을 너무 잡아먹어서 근처 편의점을 찾아서 간단히 먹기로 했다.

 

네이버 지도로 가까운 편의점을 검색하니 가장 가까운 편의점이 스쿠터로 15분은 가야하더라 ㅋㅋㅋ

 

어딘가 시내로 들어가 무슨 초등학교 근처에서 귀여운 아이들을 구경하며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컵라면과 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를 사서 계산 하려는데, 학교를 마친 초등학생 아이 둘이서 간식을 사더라. 편의점 주인 아주머니에게 가격 물어보고 친구랑 나눠먹으려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나는 언제 저런 딸 낳으려나 ㅋㅋㅋ

 

어쨋거나 컵라면과 요구르트라는 이상한 조합으로 배를 채운 뒤 스쿠터를 타고 달렸다.

 

 

원래 돈내코, 천지연 폭포, 정방폭포 였는데 늦은 터라 다 패스하고 쇠소깍만 들리기로 했다.

 

 

베릿내 오름이 있는 중문 관광단지 쪽에서 동쪽으로 가야 쇠소깍이 나오는데, 일부로 산록도로를 통해서 가기로 했다.

 

사실 제주도 스쿠터 여행할 때에느 위험해서 피해야 하는 길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산록도로 이다. 트럭도 많고 경사진데다가 차들이 쌩쌩 달려서 위험한 길이다.

 

그래도 산속으로 쭈욱 뻗은 1115번 도로를 달리고 싶은 마음에 한라산쪽으로 올라간 뒤 동쪽으로 달렸다.

 

거의 직진, 직진.. 아무리 달려도 80이 넘지 않는 속도라 뒤에서 많은 차들에게 추월 당했다.

 

중간 중간 어느 길에서 다시 해안으로 내려가야 쇠소깍에 갈 수 있는지 확인했다.

 

달리는 중에 몸이 뭔가 으슬으슬했다.

 

산록도로에서 빠져나와 해안으로 내려가는 내리막길을 달렸다. 조심조심!

 

쇠소깍에 거의 도착하니 수많은 차와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주차할 곳 찾는 버스와 자가용이 많았다.

 

도착하니 몸에 힘이 없고 으슬거려서.. 곧장 게스트하우스로 갈까도 생각했는데, 여기까지 왔는데, 쇠소깍 구경은 하고 가기로 했다.

 

 

 

인터넷에서 보았던 그 풍경.. 투명 카약도 탈 수 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쇠소깍 주변 산책로를 따라 걸은 뒤 광치기 해변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몸살이 난 것 같았다.

제대로 밥도 안 먹고 움직인 탓인가.. 내가 이리 몸이 약했던가 하면서 정신을 부여잡고 스쿠터를 타고 달렸다.

 

중간에 성읍민속마을에 살짝 들렸었다. 제대로 구경할 몸 상태가 아니라서 계속 달렸다.

 

방향만 잡고 달리다 보니 지도에 있는 큰 길을 벗어나서 제주도 구석구석 지도에 잘 표시되지도 않는 길에 들어서기도 했다. 몸이 안 좋아서 빨리 게스트 하우스에 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지나고 생각해보니 그렇게 길을 헤매면서 보았던 제주도 시골 마을 풍경을 빠르게 지나친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광치기 해변에 거의 도착했을 때 풍력발전 단지가 보여서 잠깐 사진을 찍었다.

 

이런 풍경들을 즐기지 못하고 이 날 여행을 끝내야만 하는 내 몸 상태가 야속했다.

 

 

 

광치기 해변 근처 산티아고 게스트 하우스다.

 

주차장이 좀 질퍽했고, 밖에서 본 분위기는 참 좋았다.

 

 

 

 

내부 숙소다.

잠자리야 뭐 나쁜 건 아닌데, 이런 큰 방에 좁은 화장실과 샤워실이 같이 있어서, 불편했다.

 

광치기 해변에 가까워서 새벽에 일어나 사진찍기좋은 장점이 있는데, 역시나 일출 찍으려고 방문하신 사진사 분이 한 분 계셨다.

 

여기도 바베큐 파티를 하는 게스트하우스지만.. 몸상태가 메롱인 관계로 패스했다.

 

침대에 누워 있는데, 방음이 잘 안 되는 탓에 밖에서 들리는 사람들의 시끌벅적한 웃음 소리에 마음이 심난했다.

 

 

 

 

 

 

 

 

 

 

몸살의 원인은 점심때 먹은 컵라면과 드링킹 요구르트 때문이었나 보다. 화장실에서 배속을 계속 비웠다.

 

몸이 아플때는 잘 먹고, 잘 쉬고,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는 내 원치에 따라 저녁 늦게 뭐라도 먹기 위해서 스쿠터를 타고 성산일출봉 근처로 나갔다.

 

자전거 여행때 학생들이 여행한다고 싸게 갈치회덮밥을 먹을 수 있었던 성산일출봉 입구에 식당을 다시 찾았다.

 

이번엔 오분자 뚝배기를 먹었다.

 

맛은.. 꽃게탕에 꽃게이외의 각종 해물이 더 들어간 맛.. 구수한 된장과 시원한 해산물의 조화로운 맛.

 

게스트하우스에 돌아와서 먹은 걸 다 비워내고 ㅋㅋㅋ 산티아고 게스트하우스 앞에 있는 해변으로 나가보았다.

 

먼 바다에 환하게 불을 밝혀 놓은 오징어 잡이 배들이 보였다.

 

삼각대로 사진을 찍으려 하고 있으니, 사람만한 개가 다가온다. 산티아고 게스트하우스에서 키우는 개인데, 이 녀석이 자꾸 머리로 내 손을 들어 올리려고 하더라.

 

응? 왜이래 하면서 귀엽다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더니, 만족했는지 돌아가더라 ㅋㅋㅋ

 

아무래도 머리 쓰다듬어 달라고 다가왔던 모양이다. ㅋㅋ

 

 

 

 

야경 몇 장 찍고 침대로 돌아와 잠을 청했다.

 

내일은 용눈이 오름에서 일출을 볼 예정이었다.

몸이 회복되기를 간절히 원하며 잠이 들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