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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오카 여행기 넷째날 (2013.05.22)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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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오카 여행기 넷째날 (2013.05.22)

nenunena 2013. 6. 12. 18:31

 

 

어제도 그날 있었던 일 쓰다가 늦게 잤다. 1시 넘어서 잔 것 같은데..

'오늘은 기필코 부페를 먹으리라!' 라는 마음으로 일어나서 씻고 옷을 입었다.

지하 1층에 부페식당으로 들어가서 일부로 두리번거리고 있으니, 점원이 다가온다. 조식권을 건네주고 접시를 하나 챙긴 뒤 양상추부터 담았다.

일본에서 먹은 음식들이 하나같이 야채가 거의 없어서 오늘 볼 일 보는데 잠시 고생을 했다. 사람은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해 줘야 한다.

근데 별로 먹을 게 없었다. 1,200엔 짜리 부페이니 뭐 큰 기대를 하는 것은 무리겠지 ㅋㅋ

첫째 접시에는 야채와 단백질과 탄수화물의 균형잡힌 조합 ㅋㅋ

 

 

 

 

 

둘째 접시에는 생선, 고기, 연근, 당근, 죽순이 들어간 탕국과 오른쪽에는 면요리

아 정말 먹을거 없다.ㅋㅋㅋ

그래도 오랜만에 야채를 좀 먹어줬더니 좋았다. 내일도 야채 퍼먹어야 겠다.

입가심으로 우유와 쥬스와 레드레모네이드를 마셔주고 나왔다.

 

 

 

 

 

 

방에 와서 양치하고 가방을 매고 길을 나섰다.

자전거 대여점이 대충 천을 따라 10분정도 걸으면 닿을 곳에 있었다.

 

 

 

 

사진은 커널시티 호텔 근처 자전거 주차장. 이런 자전거 주차장이 참 많다.

 

 

 

 

천 따라 걷다가 꽃뭉텡이 발견!

 

 

 

 

 

 


이 꽃은 참 일본스럽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한국와서 한국에도 피는 꽃임을 확인했다. ㅋㅋ)

 

 

 

 

 

우리나라 블로그에서 본 자전거 대여점 가는 방법은, "나카스카와바타 역 5번출구 나와서 시장골목 따라 걷다보면 왼쪽에 우에스터 우동집이 있는 곳에서 좌회전 하고 좌회전을 하면 베이글집이 있고 그 베이글 집 안으로 들어가면 대여소가 나온다." 였다.

시장골목까진 잘 찾았는데, 우에스토(웨스트) 라고 해서 west 간판 찾는데 없다. ㅋㅋ 2블럭쯤 지나서 우동집인지 라멘집인지 하나가 왼쪽에 있어서 여긴가 싶었는데, 다른 블로그 설명에 무슨 공원 근처라고 해서 두리번 거리니 딱 그 블럭 왼쪽골목으로 조금 더 가니 공원이 보였다.

 

 

 

 

 

 

 

우동집과 공원 사이에 골목길이 하나 있는데, 거기서 조그마한 자전거 대여소 깃발을 발견했다.

 

 

 

 

 

 

 

조심스러게 베이글집 문을 열고 들어가서 점원에게 나는 자전거 대여에 관심이 있노라 "bicycle rental office" 외쳐주고 또 하나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40대 정도 되어보이는 아저씨가 일본어로 인사했다. 한국인이라니까 영어 할 줄 아냐고 한다. "a litte" 외쳐주고 본론으로..

자전거 사진과 특징, 가격이 인쇄된 종이를 보여주고 맘에 드는 걸루 고르기로.
하루에 1500엔인 크로스 바이크와 바구니 달린 아줌마 자전거 1000엔 중에, 나는 바구니 자전거를 선택!

대여 관련 서류를 작성하며, 이것저것 모자란 영어로 대화를 이어갔다.

후쿠오카에는 어떻게 오게 되었으며, 하는 일은 뭐고 여행일정은 어떻게 되냐고 뭐 그런..
확실히 영어 능숙한 원어민 보다는 서로 영어실력이 모자란 사람끼리 대화를 하니 더 편했다. ㅋㅋㅋㅋ
물론 이 아저씨 영어실력이 나보다 좋았다. ㅋㅋ

대여 서류를 거의 다 작성했을 때쯤 나이든 남녀 한쌍이 들어왔다. 이제 막 공항에서 온 듯한 분위기로 호주에서 왔고 자전거 하프데이만 빌릴 수 있는지 물었다.
내가 서류를 다 작성해서 자전거 인도 받아야 했는데, 중간에 호주 사람들이 와서 멈췄던 터라 그들이 미안하다고 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thank you" 가 튀어 나왔다. ㅋㅋㅋㅋ 아놔 다시 괜찮다고 "It's okay." 해줬다. ㅋㅋㅋ

그렇게 자전거와 자물쇠 두 개, 후쿠오카 자전거 지도를 받고 바로 옆 공원으로 왔다. 자전거를 세우고 선크림을 발랐다. 안장도 평소 타던대로 높였다.

 

일본에서는 이런 바구니 자전거를 나처럼 안장 높여서 타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안장을 높이면 페달 굴리기가 편해지는 장점이 있지만, 횡단보도를 앞에 두고 멈췄을 때 안장에서 내려야 땅을 밟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어쨌든 나는 안장을 올리고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달렸다. 그냥 일본에서 자전거 페달을 굴릴 수 있다는 것 만으로 신이 났다.

그냥 대충 방향만 잡고 북쪽으로 달렸다. 대충 바닷가 나오면 바닷가 따라서 서쪽으로 달릴 생각으로.

 

 

 

 

 

 

 

가다보니 중고물품 파는 가게가 보였는데, 내가 탄 자전거와 똑같은 자전거를 5,800엔에 팔았다. 몇일동안 계속 자전거로 후쿠오카를 둘러본다면 그냥 편하게 이거 하나 사서 돌아다니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생각없이 가다보니 생각없이 바닷가 고속도로 밑에 작은 통로로 들어가게 되었고 거기서 후쿠오카 포트 타워 근처 공원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다시 시내로 와서 달리다보니 파란색 자전거 전용도로가 나왔다.  후쿠오카에서 차도에 있는 자전거 전용도로는 처음 보는 거라 내가 가는 방향쪽 전용도로를 타기 위해 길을 건너 달렸다. 하지만 5분도 안 되어서 자전거 도로는 종료 ㅋㅋ

 

 

 

 

 

 

 

니시 공원을 가기위해 달리고 있었는데, 지도에 Fish Market 이라는 곳 근처를 지나게 되었다. 하늘에 까마귀와 매가 보였다.
그리고 까마귀는 "까악까악", 매는 "끼루루루루" 하고 울었다.

 

 

 

 

어제 나가사키에 갔을 때 처음 매와 까마귀를 보고 나가사키만 그런 줄 알았는데, 후쿠오카에도 매와 까마귀가 많았다.

 

 

 

 

그렇게 페달을 굴리고 있는데, 갑자기 앞에서 박스를 들고 자전거를 타고가던 중년 아저씨가 일본말로 말을 걸었다.
당근 못 알아 듣고 "와타시와 한고쿠징데스" 를 날려주었더니, 영어로 말하기시작 ㅋㅋ 갑자기 주변 안내를 시작하시는데.. 저기가 fish market 이라고 그러길래 내가 지도 있다고 거기서 fish market 봤다고 하니 또 지도를 보고 여기가 yatia 거리이고 텐진이 뭐가 좋고~ 으아..

"thank you" 날리고 같은 방향으로 자전거 타면서 또 대화를 했다. 울산 현대 업무차 갔었고, 54개국을 돌아다녀 봤으며, 지금은 고등학교에서 국제 어쩌구 하는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고.. 그래서 영어가 능숙하셨구나..

암튼 영어가 능숙하고 또 혼자 많이 얘기하셔서 ㅋㅋㅋ 가던길에서 나는 오른쪽으로 turn 하기로 하고 횡단보도에서 "thank you, bye~" 를 외쳤다. 그렇게 헤어지나 싶었는데, 직진하시던 분이 갑자기 유턴해서 돌아와서 이 쪽이 또 뭐가 좋다고 한마디 하고 가신다. ㅋㅋㅋ

내가 청하지는 않았지만 도와 주려는 마음이 고마웠다.

 

 

그렇게 달리다보니 오른쪽에 얕은 산이 보였다. 니시공원에 다 온 것 같은데, 정문 내비두고 니시공원 동쪽으로 빙 돌아서 북쪽 동네로 갔다. 그냥 그 길이 그늘이 많아서, 그냥 가던길 돌아가고 싶지 않았기에, 그냥 앞에 보이는 길을 따라 갔다.

주택가 근처 자전거가 놓여진 곳에 내 자전거도 묶어 두고 니시공원을 올랐다.

 

 

 

 

 

 

니시공원은 울창한 숲이었다. 지름이 1m가 넘는 굵은 나무들이 많았고, 처음 보는 새들과 아디다스 모기도 보았다. ㅋㅋ

 

 

 

 

 

 

머리위에서 "끼루루루루" 하는 소리가 들리기에 하늘을 봤는데, 나무가 만들어 놓은 하트 하늘 위로 매가 한마리 날고 있었다.

 

 

 

 

 

작은 놀이터에서 엄마 둘, 아이 둘이 비누방울 놀이를 하고 있었다.

 

 

 

 

 

 

 

계속해서 울창한 숲길을 따라 걷다가 챙겨둔 간식이나 먹자해서 정자에 가서 앉았다. 세븐일레븐에서 산 육포를 먹는데.. 으 좀 짜다. 물을 거의 다 먹어버렸다.

 

거기서 처음 보는 새가 제법 큰 메뚜기를 잡아서 이리치고 저리치고 정신줄 놓게 하고 있었는데, 내가 정자로 갈때마다 메뚜기를 물고 멀리 도망갔다.
공교롭게 자꾸 녀석이 정자쪽으로 도망을 가서 나도 계속 쫓아가는 꼴이 되고 말았다. 정자에 앉으니 결국 날아가 버렸다.

 

 

 

 

 

 

 

니시공원 숲길을 크게 한바퀴를 돌고, 가운데 전망대쪽에 오르니 아이스크림 자판기가 있어 뽑았다. 별다른 모험은 하지 않고 바닐라 콘으로 보이는 아이스크림을 120엔을 넣고 누르니, 빵빠레가 나왔다. 아이스크림에 검은 점이 좀 섞여 있었는데, 맛의 차이는 거의 없었다. ㅋㅋ

 

 

 

 

바닷가쪽 풍경 한번 봐주고, 가운데 배를 지붕으로 삼은 쉼터가 있었는데, 어르신 한 분이 하나 있는 벤치를 차지하고 낮잠을 자고 있었다.

 

 

 

 

 

 

 

 

니시공원을 나와서 동쪽으로 달려 후쿠오카 돔이 나왔다. 길을 건너려면 육교를 올라야 했는데, 가다보면 횡단보도가 나오겠지 하고 육교 대신 북쪽길을 따라 달렸다.
횡단보도는 후쿠오카돔을 다 지나쳐서야 하나가 나왔고, 나는 그마저도 건너지 않고 직진해서 정자와 바다가 보이는 모모치 해변에 들어가게 되었다.

결국 여기 가긴 할 거였는데, 이렇게 오게 될 줄 몰랐다. 그냥 있는 길을 따라 달렸고, 거기서 멀리 경치 좋아보이는 정자가 보였으며, 정자에 이끌려 가보니 바다가 나와 버렸다.

 

 

 

 

 

 

 

우연히 만나게 되는 좋은 풍경은 항상 나를 들뜨게 만든다.
자전거를 모델로 사진을 찍고 멀리서 젬베연습을 하는 청년을 지나쳐 후쿠오카 타워쪽으로 모모치해변을 따라 달렸다.

 

 

 

 

 

 

 

후쿠오카 타워를 지나치니 제법 사람이 있는 해변이 나왔고, 거기서 비치발리볼도 하고 축구도 하고 일광욕을 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외국인이나 일본인이나 수영복 입고 해변에서 놀고 있는 모습을 보니, 갑자기 여름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모모치 해변 끝에서 왼쪽으로 90도 꺾어서 남쪽을 향해 달렸다.

 

 

 

 

 


이때부터 배는 안 고팠으나 튀김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다가 튀김집이 나오면 먹어야지 하며, 오호리 공원으로 향했다.
이때도 뭐 대충 모모치 해변에서 남서서쪽으로 가면 오호리 공원이 있으니 대충 골목길 이리저리 다니며 자전거를 몰았다.
직진하다가 횡단보도에서 빨간불이면 꺾는 식으로 가니 길을 좀 돌아갈지언정 거의 멈추지 않고 달렸다.

걸을 때도 느꼈지만, 자전거를 타보니 후쿠오카는 평지가 대부분이이어서 자전거 타기에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자전거 전용 도로는 별로 없고, 횡단보도가 많아서 속도를 내어 마구 달리기는 어려운 환경이었다.

나는 물론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는 것이 아니었으므로, 속도를 내지 않고 여기저기 두리번두리번 구경하며 천천히 달리는 것이 더 좋았다.

지난번에 해가 지고 보았던 오호리 공원을 낮에 다시 오게 되었다. 역시나 운동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나는 호수 주변을 돌아 "일본정원" 앞에서 자전거를 세웠다.

 

 

 

 

 

 

 

 

 

 

입구 들어서자마자 기모노와 정장을 입은 사람들의 무리가 지나갔다. 삼각대와 카메라 그리고 화려한 기모노를 입은 여자가 있던 것으로 보아서 웨딩촬영을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블로그의 다른 정원에서 잉어가 많다는 글을 보았는데, 이 곳 정원도 역시나 잉어. 일본 정원은 "잉어의 정원" 인듯.. ㅋㅋ

 

 

 

 

 

 

 

별거 없네 하고 왼쪽길을 따라 걸었는데, 나무며 꽃이며 작은 다리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에서 보니 살짝 예뻐보이긴 했다.

 

 

 

 

 

 

 

 

 

 

그렇게 한바퀴 돌고 다시 출구쪽으로 나오는데 같은 방향으로 길이 두개가 있어서 하얀길을 무심코 밟았다가 모래밭이어서 깜짝 놀랐다. 게다가 가만 살펴보니 이가 듬성듬성 난 괭이 같은 것으로 고랑 무늬를 내어 놓은 상태였다. 내가 혹시 밟아서 발자국이 나진 않았을까 해서  봤는데, 별로 티는 안 났다.

일본 정원에서는 흰 모래 가지고도 이런걸 꾸미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오호리 공원의 일본 공원을 빠져나와서 yatai가 있다는 그 길을 찾아갔다.
그런데 지도에 분명 yatai street 인 곳에 아무것도 없는게 아닌가. 주변에 원조 장머시기 라멘을 파는 건물은 보았으나, 굉장히 뭔가 많은 가게가 있을 거라는 기대에는 못 미치는 아주 한산한 곳이었다.

 

에라 그냥 튀김파는 음식점 찾아서 들어가자 했는데, 오! 마침 튀김정식을 파는 식당을 발견했다... 그런데.. 준비중(準備中) 팻말이 가게마다 다 걸려 있었다... 당시 시간이 4시 정도였는데.. 튀김 정식 파는 곳 준비시간이 오후 6시까지라고...

으악! 모르겠다 배고픈데 그냥 번화가 가서 밥을 먹기로 하고 텐진역 쪽으로 향했다.
사람들 많은 곳에서 튀김 파는 곳을 찾았으나 튀김을 주 메뉴로 파는 곳은 발견하지 못하고, 그냥 새우튀김 그림이 있는 식당으로 들어왔다.

우동과 세트메뉴를 시켰는데, 생각보다 양이 많았고 다 먹으면 나트륨 섭취량이 엄청날 것 같아서 소스가 많이 뭍은 부분의 밥을 조금 남겼다.
새우튀김에 소스가 뿌려져 있어서 바삭하지는 않았는데, 역시 맛은 있었다. 세트메뉴 가격은 730엔. 으으... 튀김 먹고 싶다.

 

 

 

 

 

 

 

 

밥먹으니 대충 5시 정도.. 자전거를 7시에 반납해야 했기에, 많이 둘러볼 수는 없고, 자전거 대여점 아저씨가 조용한 길이 있다고 얘기했던 쇼후쿠지 절을 가기로 하고 달렸다.

또 대충 동쪽으로 방향잡고 직진하다보니 도착해버렸다. 자전거를 댈만한 곳을 찾지 못해 계속 주위를 빙빙 돌았는데, 곧게 뻗은 길과 담이 있는 길이 나왔다. 사람도 별로 없고, 아마 자전거 대여점 아저씨가 얘기했던 길이 여기였지 싶다.

 

돌다돌다가 절 출입구 근처 유치원 앞에 아줌마들이 애들을 데리러 와서 자전거를 세워 두는 것을 보고 나도 거기에 자전거를 세우고 쇼후쿠지 절 구경을 시작했다.

 

 

 

 

 

 

조용했고, 연못이 있었으며, 떡하니 다리 한 가운데서 잠을 자고 있는 고양이도 있었다. ㅋㅋ
목에 상처가 많고 튼실한 남성의 상징이 있는 것으로 보아 수컷 고양이가 영역다툼을 했었던게 아닌가 싶다.
목에 난 상처와는 상관없이 고양이는 아주 달게 잠을 자고 있었다.

 

 

 

 

 

 

 

 

 

그렇게 절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다시 자전거로 돌아가기 위해 고양이가 있던 다리로 왔는데, 한마리가 더 와 있었다. ㅋㅋ
고양이들 잠이 깨지 않게 다리 오른쪽으로 사뿐사뿐 걸어갔다.

 

 

 

 

 

 

 

사실 자전거 세우러 왔을 때부터 애들 사진이 너무너무 찍고 싶었는데, 돌아갈 때야 되서야 몰래 한장 찍었다.

일본에 와서  내 사진을 찍는 것보다 더 하고 싶은 건 일본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찍는 거였다. 근데 찍히는 사람이 싫어할 수도 이으니 그러진 못 했다.
그들 사는 모습을 지켜보는게 여행하면서 가장 재미있는 일이었다.

 

 

 

 

 

 

 

그렇게 절 구경을 끝내고 6시 반쯤 자전거 대여점에 돌아와서 자전거를 반납했다.

만족도와 자전거로 둘러본 곳을 묻는 설문지를 작성하고 나서 자전거 대여점 아저씨와 또 대화를 나누었다.

지도를 보면서 어디어디 다녔냐고, 페이스북 아이디는 있냐고, 자전거로 돌아다닌 곳 사진을 올리면 자기가 공유하고 싶다고, 다 그러겠노라고 답했다.
yatai 는 가봤냐고 해서 아 지도에 yatai 표시된 곳을 갔는데 하나도 없었다고, 다른 음식점 갔는데 준비중이라서 밥 못먹고 결국 shirimp over rice 와 우동 세트를 먹었다고 그랬다. ㅋㅋ 아저씨는 자전거 지도에 yatai 가 있는 곳을 친절히 표시해주며 여기는 카날시티 호텔에서 가까운데 Adult street 를 지나야 하고 조금 더 비싸다고, 텐진쪽에도 yatai 가 있는데 괜찮다고. Adult street 지날 때 여자들이 come on 할텐데 거기 지나치는게 good experince 가 될꺼라고 그래서 무지 웃었던 기억이 난다.

정작 yatai 가 뭔지 몰랐던 내가 yatai 가 뭐냐고 묻자, 덴뿌라, 라멘, ~, ~, ~ 해서 5가지 정도의 음식을 yatai 라고 한다고.. 대충 어디서 설명 본게 yatai는 포장마차라고 했던 것 같다.

나는 계속 튀김이 먹고 싶었기에, 그러나 튀김 단어를 몰라서, 괜찮은 돈까스(일본 발음은 돈까츠 인듯) restaraunt 이 있는지 물었더니, 계속 고민하길래 몰라도 괜찮다고 그랬더니 ㅋㅋ 미안하다고 돈까츠 restaraunt 은 잘 모르겠다고 그랬다. ㅋㅋ

그러고 나서 시간 있으면 저녁에 yatai 같이 가자고 했다. 내일은 유후인에 갈거고 오늘은 밥먹은지 얼마 안 된다고 하니, 내일 시간 되는지 알려주면 좋겠다고 하여, 내가 유후인에서  돌아갈 때 시간이 되든 안 되든 오후 4시 이전에 페이스북 메시지로 알려주기로 했다.

처음에 시간이 되는 경우에만 메시지 준다고 하니, 시간이 안 되더라도 알려줘야 집에서 아내가 식사준비를 해야되는지 결정할 수 있다고 하여 그러기로 했다.


아저씨 휴대폰으로 페이스북 접속해서 내 이메일을 검색하니 카메라를 들고 있는 내 프로필 사진이 보였다. 사진찍냐고 묻길래 내 hobby 라고 그러니까 자기도 카메라 있는데 잘 찍고 싶다고 그랬다.

아 그리고 참 일본에서 느낀 자전거 문화와 서울의 자전거 도로 환경에 대해 또 한참 얘기를 나눴다.

나중에 아저씨가 한국에 오고 싶다고 했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본인 가게를 방문해서 행복했다 하면서..

자전거 대여점을 나와서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전에 지났던 시장길로 가게 되었고 거기서 또 신사를 지나치게 되어 이번엔 들어가 보았다.
입구가 작아서 별거 없겠거니 했는데, 안에는 제법 있을 건 다 있는 신사였다.

신사 구경하다가 인터넷에서 얼핏 본 운세가 적힌 종이가 줄에 묶여 있는 것을 보았다.

 

 

 

 

 

 

거기서 한글이 눈에 띄길래 하나 풀어봤는데, 오.. 운이 매우 좋다. 보고 나서 다시 묶어 놓았다.

그리고 다시 정면에 불상이 있는 곳을 보는데.. 이런.. 돈을 내고 거기서 각 나라별 말로 적힌 운세 종이를 하나씩 뽑아서 읽고 줄에다 묶는 거였다. ㅋㅋㅋㅋ
아놔 ㅋㅋㅋㅋ 남에 운세 적힌 종이를 풀어보고 말았네 ㅋㅋㅋ

 

 

 

 

 

 

신사 구경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서 씻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친구랑 카톡도 하며 쉬고 있는데, 갑자기 벨이 울린다. 누구냐고 무슨일이냐고 하고 문넘어를 보니 웬 여자가 서 있다.
누구냐고 해도 말이 없어서 다시 자리로 와서 글을 쓰는데, 또 띵동 거린다.

에이 뭐야.. 하고 나가서 문을 여니 잘 차려입은 여자가 전화기를 가리키며 혹시 전화하지 않았냐고 일본말로 묻는 것 같았다.
안 했다고 영어로 대충 말하고 문을 닫았다.

다른 방에서 출장 안마라도 부른 것인가...

별일을 다 겪는다.

글을 쓰다 배고파서 전에 사둔 과자를 먹다가, 너무 짜서 버리고, TV도 좀 보다가 글을 마저 쓰고 또 2시가 다 되어서 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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