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이 영원해 지는 곳

일본 후쿠오카 여행기 셋째날 (2013.05.21) 본문

여행

일본 후쿠오카 여행기 셋째날 (2013.05.21)

nenunena 2013. 6. 11. 19:00

 

 

 

어젯밤에는 호텔방에 에어컨디셔너를 끄고 물병을 머리맡에 두고 물을 마시며 잤더니 기침으로 잠을 깨지 않고 잠을 잘 잤다.

원래 오늘 아침에는 8시쯤 일어나서 조식으로 어제 먹은 정식 말고 부페를 먹어보려고 했다. 여유있게 씻고 준비하니 어느새 10시.

"자 이제 부페 먹으러 가자!" 하고 나가면서 조식권을 챙겼는데, 부페는 10시까지만 open...

결국 어제 갔던 1층 음식점에서 일본 정식을 먹었다. 어제는 오므라이스, 오늘은 계란 후라이 2개 ㅋㅋㅋ

오늘도 역시나 이게 왜 1,200엔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면서, 우유가 보이길래 우유 한잔 먹고 주스도 한잔 먹고 내 방으로 돌아왔다.

어제밤에 그날  있었던 일들을 글로 정리하고 12시 30분에 곧장 잤는데, 오늘 어떻게 할지 전혀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었다.

어제는 회의참석을 했지만, 오늘은 아침부터 어딜 갈지 뭘 먹을지를 하나도 정하지 않은 상태였다.

일본 오기 전에 대충 가고 싶은 정원이랑 공원 몇개 알아보고, 나가사키랑 유후인에 가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시간은 아침 11시쯤이었는데 나가사키나 유후인에 다녀오기에는 시간이 많이 지난 것 같아, 자전거 타기를 선택하고 후쿠오카에서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 곳을 찾아보았다.

여러 블로그에서 찾아가기는 어렵지만 주인 아저씨도 친절하고 자전거 대여비도 저렴한 곳을 찾은 뒤, "좋아 가볼까!?" 했는데, 아.. 화요일 휴무... 쩝..

아 자전거도 못 타고 이제 뭐하지.. 하는 생각..

앞으로 남은 4일 동안 유후인 하루, 나가사키 하루, 자전거 여행 하루, 걷기 여행 하루 씩을 할 계획이었는데, 앞에 세 가지는 오늘 하기는 좀 그렇고, 걷기도 창밖에 햇살을 보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으으... 여기저기 갈만한 곳을 알아보다가 밖에서 방청소 하는 소리가 들렸다. 내 방 두드리면 다른방 먼저 해주세요 해야지 하고 구글번역기로 일본말을 익혀 두었다.

1시간 정도를 더 찾았을까.. 아.. 뭐하지.. 그리고 왜 내 방 문은 안 두드리는 거지.. 생각하다가..

'그래! 어차피 유후인 가는 기차는 미리 예매해야 한다고 하니 하카타역에 가서 JR북큐슈레일 패스를 사고 유후인 기차표 예매도 하고 오늘은 나가사키로 가자!!!'

그리고 물과 여권등을 챙겨서 하카타역을 향해 걸어갔다.

 


일본에서 자전거에 대한 인식이 생기고 나니 자전거가 있는 풍경에 더욱 더 관심이 갔다.
하카타역 근처에 잘 정렬된 자전거들. 그리고 길을 가다가 세워진 자전거를 보면 자물쇠가 채워져 있지 않은 자전거도 있었다.
일본에서는 자전거 도둑이 흔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인터넷 블로그에서 본 하카타역 information 에 들러서 하카타역 주변 지도도 챙기고 JR북큐슈레일패스 사는 곳도 물었다.
JR북큐슈레일패스 사는 곳은 information 바로 건너편이었다. 사실 information 오면서 거기일것 같았는데 그냥 물어봤다. ㅋㅋㅋ
일본인이었던 것 같은데 한국말이 능숙했다.

기차표사는 JR~ 어쩌구 하는 곳에 오니 1번창구에 사람이 좀 더 모여있다. 그곳에서 JR뷱큐슈레일 패스를 산다고 안내 받았다.
줄을 서 있으니 키도크고 덩치도 큰 안내원이 다가온다. 일본, 중국, 한국어 세 가지로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JR북큐슈레일패스를 사고 싶은데요" 하니 신청서를 작성하라고 친절히 안내해주었다.
근데 한국말이 능숙한게 아니라 너무 자연스러워서 "혹시 한국분이세요?" 하고 물었다. 별 감흥없이 "네" 라고 대답한 그는 이어서 계속 안내멘트를 날렸다.

복장과 장소때문인지 일본사람같았는데, 한국사람이라니.. 푸근한 외모로 친절하게 안내해주는 그 남자가 참 반가웠다.

JR북큐슈 패스는 한국에서 주문하여 택배로 교환권을 받은뒤 일본에 와서 패스로 다시 교환하는 것이 조금 더 저렴하다.
나는 그냥 여권보여주고 7,000엔에 패스를 샀다.
곧장 이어서 "나가사키 ticket" 을 외친 뒤 손 가락으로 이 시간이 좋으냐 이 시간이 좋으냐 묻는 창구직원에게 "first one" 가까운 시간에 표를 달라고 했다.
표를 받고나서 어디서 타야 하는지를 물었는데(영어로) 영어를 잘 못하는지 어쩔줄 몰라 하다가 "치군!~" 을 외쳤다.
아.. 치군.. 그 푸근한 안내원.. 하하.. 다른 손님에게 안내해주던 그는 잠시 양해를 구하고 나에게 타는 곳을 알려주었다.

 

 

 

 

 

 

 

information 에서 JR 표사는 곳이 그러했듯, 기차 타는 곳도 그곳을 나와서 왼쪽으로 5m 정도를 가니 있었다.

개찰구를 표로 지나치지 않고 그냥 직원에게 레일패스와 나가사키 표를 보여주고 통과했다.

4번 gate 에서 나가사키행 특급 카모메를 탔다.
나가사키를 가는 열차는 특급 카모메 말고 좀 더 느린? 다른 열차도 있는데 얼떨결에 빠른녀석을 타게 됐다.
열차 이름을 정확히 익히지 않고 있는 상태였는데, 대충 흘려 보고 이름이 카"모에" 인 줄 알고 못난 드립을 칠뻔 했다.
카모메는 갈매기라는 뜻이라고 한다.

표를 산게 12시 51분이었고, 나사카시행 열차 출발 시각은 12시 55분이었다.
번갯불에 콩구워먹듯 레일패스 사고 표 사고 나가사키행 열차를 타게 된 것이었다. ㅋㅋㅋ

원래 나가사키행 열차를 타기전에 도시락을 하나 사서 타려고 했는데, 그냥 가게 되었다.
이번 열차 다음엔 1시간 뒤에나 열차가 있어서 그렇게 기다리긴 싫기 때문이었다.

 

 

 

 

한국에서도 열차를 탄 건 아주 어렸을 때라 검표를 어떻게 했는지 기억은 안 난다. 일본 열차는 자기 자리에 앉아 있으면 검표원이 와서 표를 보고  도장찍어주고 돌려주었다.

우리나라처럼 중간 중간 간식거리를 실은 카트가 지나갔다.

중간 정차역에서 내리는 사람도 있고 또 타는 사람도 있었다. 내 옆에 앉았던 중년 남자가 중간에 내렸고, 할머니 한 분이 그 자리에 타셨다. 짐을 몇개 들고 있던 할머니가 창가쪽으로 타야해서 잠시 일어났더니 내게 "스미마셍" 이라고 말했다.

일본사람들이 겉으로만 친절하고 속은 모른다라는 말을 듣긴 했는데, 나같은 여행자에겐 겉으로만 친절한지 어떤지는 몰라도 그 친절이 참 좋았다.

중간에 터널을 지날 때 엘리베이터를 타고 높이 올라갔을 때 같은 귀가 먹먹해지는 경우가 있어서 신기했다.
드넓은 논과 밭을 지나며 일본 전통가옥?도 보고 바닷가 마을도 지나치고 2시간 정도 지나 나가사키역에 도착했다.

 

 

 

 

 

내리는 개찰구에 사람들이 표를 넣고 지나가길래 나도 넣었다. 수욱 들어가길래 지나가려 했더니, 이 놈의 개찰구가 덜컹하고 나를 막아 섰다.
개찰구 직원에게 저놈이 나를 blocked 했다라고 했다가 '아참 나 레일패스 있었지' 하고 "I have a rail pass" 하고 패스를 보여주니 지나가란다.
패스가 좋네 ㅋㅋ

개찰구만 바로 나오면 오른쪽에 커피숍겸 information이 있다.
나사카키 지도를 하나 챙겼는데, 온통 일본어다.. 영어도 없고 오로지 일본어.. 한자... 헉...
안내소 직원에게 물어보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물어볼게 없다.

어딜갈지를 정해야 뭘 물어보지 ㅋㅋㅋ

 

 

 

 

 

커피숍 구석탱이 의자에 앉아 지도도 보고 스마트폰을 보면서 어디를 갈지 어떻게 가야 하는지를 검색해보았다.

찾고 있다가 10시에 아침 먹고 그때는 시간이 3시가 넘은 지라, '나가사키 왔으니 역근처에서 나가사키 짬뽕이나 먹고 구경하자' 는 생각이 들어 개찰구 나오자 마자 있는 Plaza 에 5층 푸드코트로 갔다. 짬뽕 파는 곳을 찾아서 들어가려는데 입구에 일본어로 뭐라뭐라 적혀있다. 인터넷 검색해봤을 때 일본식당은 점심시간과 저녁시간 사이에 준비하는 시간이 있어 영업을 하지 않는 곳도 있다는 글을 본적이 있는데, 안에 손님이 있는 것 같아 들어갔다.
주인 아저씨가 하는 인사가 "스미마셍" 이었다. 곧 이어 다른 직원이 와서 뭐라뭐라 일본어로 그러길래 "와타시와 한코구징 데스" 했더니 밖에 푯말 보라고 그러길래, "Ah, is it closed?" 하니 맞덴다. 4시까지 랜다. 아으.. 알겠다고 하고 다시 information 앞 벤치로 돌아와서 스마트폰 검색질..

전에도 몇번 검색해 본 가려고 했던 곳이, 평화의 공원과 구라바엔(Glover Garden)이었다. 아놔 이 인간들 영어발음 진짜...
나가사키 짬뽕 먹을 곳도 찾다가 차이나 타운에서 나가사키 짬뽕먹은 글이 있길래 거기로 가기로 결정!

inforamtion 에 들어가서 영어로 대충 차이나 타운 가려고 한다고 물으니, 영어로 tram 타고 지도에 동그라미 표시해주면서 그 역에 내리면 된다고 했다. 환승은 필요없다고..

 

 

 

 

 

 

 

information을 나와서 육교를 오르니 노면전차가 보였다. 나는 1번 tram을 타고 4정거장을 가야했다.
tram 도 일본 버스처럼 뒤에서 타서 앞으로 내린다. 다른 점이라면 거리에 상관없이 요금이 120엔이라서 정거장번호표는 뽑지 않는다.

 

 

 

 

 

 

 

 

노면전차 안에는 별다른 전광판도 없고, 일본어로 기사아저씨가 계속 뭐라뭐라 하는데 하나도 모르겠고 ㅋㅋ
그래서 그냥 지나치는 정거장 이름이랑 남은 정거장 개수로 내릴정거장에서 잘 내렸다.

 

내릴 때 우리나라 버스처럼 내려요 버튼을 누르는데, 버튼을 누를 때 "땡!" 하는 종 울리는 소리가 경쾌했다.
여기도 관광 도시 일 것 같은데 하카타역 근처에 비하면 나가사키는 영어나 한글 안내가 많지 않았다.

 

 

 

 

 

tram 에서 내리고 보니 타고 온 거리가 우리 나라 버스 두 정거장 정도밖에 안 되는 거리 같았다.
돌아갈 때는 걸어서 가도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구글 맵을 보면서 차이나 타운 입구에 도착했다.
골목에 들어가자 중국 분위기가 나긴 하는데, 뭐 가게 주인이나 손님이나 일본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인터넷에서 나가사키 짬뽕 검색했을 때 나왔던 오마이뉴스 기사에 있었던 음식점을 찾았다. 가게 앞에 잉어가 있다던 그 음식점이었다.
아이들이 잉어 구경하고 물 튀기고 놀고 있었다. ㅋㅋ

입구에 들어가니 기모노를 입은 여직원이 반갑게 맞아준다. 일본어로 또 뭐라뭐라 하는데 나는 당연히 하나도 못 알아 듣고 ㅋㅋㅋ "와따시와 한고쿠징 데스" 를 날려주었더니, 눈이 커지면서 한번 웃고 또 일본어로 뭐라뭐라 ㅋㅋㅋ 아으 대충 한 명이냐고 물어보는 것 같아서 손가락 하나를 들어보이고 "규번" 테이블에 앉았다. 이 인간아 나 한국인라고 ㅋㅋㅋ 규번이 9번인지 내가 어떻게 알아들었나 모르겠다. ㅋㅋㅋ

 

 

 

 

4시쯤이었으니까 손님은 당연히 별로 없었다. 창가쪽 테이블에 중국인들 6명 정도가 식사중이었고 규번 테이블을 가운데로 하여 양 구석탱이 테이블에 남자 한명과 여자 한명이 앉아 있었다.

글자만 적힌 코팅된 메뉴판을 보고 멘붕이 올뻔 했다가 Drink 라고 되어 있는 걸 보고 안심했다.
옆에 접혀있는 메뉴판을 펼치니 반가운 사진들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일본어 뿐이라서 나가사키 짬뽕 찾기가 어려웠을 텐데 다행히 검색을 해보고 나가사키 짬뽕이 어떻게 생긴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사진을 보고 찾은 뒤 "고레데 구다사이" (이걸로 주세요) 했다. 뭐라뭐라 챤뽄~ 뭐라 묻길래 뭐 그러라고 뭐 아오.. ㅋㅋㅋ

물과 따뜻한 물수건과 나무 젓가락이 먼저 왔고 곧 나가사키 짬뽕이 왔다.
국물맛 부터 보는데, 우리나라 인스턴트 나가사키 짬뽕하고는 맛이 전혀 달랐다. ㅋㅋㅋㅋ
전혀 매콤하지 않고, 일본 라멘처럼 진한 고기 국물 맛이 났다. 해산물과 숙주, 양배추, 돼지고기가 들어있었다.
가격은 840엔

 

 

 

 

 

일본 음식은 먹을 때 "짜다" 이런 느낌은 아닌데... 뭐랄까 소금기는 많을 것 같은 그런맛이다. 대체로.
국물을 다 먹으면 하루 나트륨 섭취량을 2배정도 초과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다 먹진 않고 건더기는 훌훌 다 건져 먹었다.

다음에 어디갈까 검색을 한 뒤 "잘 먹었습니다."를 일본어로 찾아놓고 계산서를 내밀었는데, 홀 직원이 저기 나가서 하라고 손짓하길래 문앞에서 계산을 했다.

몰랐는데, 입구 직원하고 서빙 직원이 다른 사람이었다.
계산하고 나서 "고치소사마데시타" (잘 먹었습니다.) 라고 해줬더니 또 눈커지면서 웃으며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라고 했다.
아.. 그 웃음이 참 마음에 들었다.
이후 걸으면서 계속 꽃을 보니 내가 시간이 좀 더 넉넉하고 피곤하지 않았다면 꽃이라도 하나 사주고 갈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꽃 가격도 저렴했다. 꽃이 주먹만한 다발로 있는 것도 250엔 정도였다.

나가사키 짬뽕 먹고 나와서 차이나 타운을 나오다가, 인터넷 글에서 봤던 "가쿠니 만쥬" 가 보여서 250엔 주고 하나 샀다.

팥없는 찐빵에 고기수육을 놓고 접어 놓은 모양이었다. 앞에 설명에다가 좀 더 간을 했다는 정도의 맛. ㅋㅋㅋ
빵이나 고기나 부드럽긴 했다.

 

 

 

 

 

 

 


다음 갈곳은 구라바엔. 평화의 공원은 그냥 공원인데, 구라바엔은 구라바엔까지 가는 에스컬레이터도 타보고 싶고 그 위에서 보는 전망이 좋아보여서 가기로 했다.

물론 걸어서. ^-^ 가까웠고, 또 걸으면서 볼 수 있는 풍경들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노면전차는 창문이 많이 막혀있어서 볼게 없고, 그다지 빠르지도 않다. 한 번 타본걸로 만족.

 

 

 

 

 

한국처럼 공원에서 장기두는 어르신들 ㅋㅋ

 

 

 

이발소 앞에 있던 수국.. 내가 좋아하는 산수국 비스무리하게 가장자리 꽃부터 피긴 하는데 꽃 모양이 달랐다.

 

 

 

처음 갈때는 몰랐는데 돌아올 표시판을 보고 알았던 holland street. 나가사키는 하카타역 부근에 비하면 덜 발전된 곳인데, 이 거리 뿐만 아니라 어느 골목이든 간데 일본사람들 집앞에는 "꽃" 이 있었다.
골목 돌아다니면서 꽃 집을 2군데 정도 보긴 했는데, 사실 간판 없으면 어디가 꽃집이고 어디가 가정집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이 집앞에 꽃이나 식물을 키우고 두는 것을 좋아했다.

 

 

 

아주 좁은 골목길이었는데 '참 깔끔하다'라는 생각.

 

 

 

 

원래 구라바엔 가기위해서 노면전차를 탔으면 내려야 할 정거장이다.
정거장 옆 횡단보도에는 길 건너기전에 좌우 잘 살피라고 판다 그림이 있었다.

 

 

 

 

 

 

 

대충 구라바엔이 나오겠거니 해서 가는 길에 아이들 놀이터가 보였다. 꺄르르 하면서 노는 녀석들을 멀리서 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멈추질 않았다.
결국 가던길을 돌아와서 골목으로 들어가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잠시 흐뭇하게 지켜보았다.

 

 

 

 

한국 어린이들도 똑같은 가방하고 모자쓰고 소풍나온거 보면 아주 귀여워 미치는데, 일본 어린이들도 느무느무 귀여웠다. 특히 일본말 할 때.. 아으 미춰버리는 줄 알았다. ㅋㅋ

 

 

 

 

 

길을 계속 가니 오르막이 나오고 산에 지어진 집들도 나왔다.
길 건너편에는 아마도 중학생인 아이들이 학교 마치고 집으로 가고 있는 모양이었다.
정답게 얘기하며 걷는 모습이 나를 웃음짓게 만들었다.

 

 

 

근데 대충 이 정도 걸었으면 나와야 할 안내표지가 없어서 고민하다가, 아까 길 건너에 있던 중학생 중 두 명이 내쪽으로 걸어오길래 "스미마셍" 하고 "구라바엔" 한 뒤 손가락으로 가던 방향을 가리켰다.
일본어로 뭐라뭐라...ㅠ,.ㅠ 하길래 "와따시와 한고쿠징 데스" 했더니, 여자애가 "니혼~~~~ 무리데스까???" 하며 팔로 엑스자를 그었다. ㅋㅋ "무, 무리.." 라고 했더니 남자애와 여자애가 번갈아 가며, 내가 들고 있던 지도를 보며 왔던 길을 돌아 내려가라고 "down down" 이라고 말을 했다. ㅋㅋ

 

 

아으 열심히 설명해주는 녀석들이 고맙기도 하고, 그 어린 친구들을 그냥 보고 있는 것만으로 흐뭇하도 하고, 여자아이 인중에 솜털이 많은 게 또 재미있고 해서 계속 웃는 얼굴로 못 알아 듣는 설명을 듣고 있었다.

사실 정확히 구라바엔 가는 길을 알아내지는 못할 걸 알고 있었기에, "OK, OK,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하며 돌아갔다.
걸으면서 드는 생각이.. 아 두 친구들과 사진이나 한방 찍을 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 히히히히.

일본어만 있어서 몰랐는데, 나가사키 지도에 1번 명소가 구라바엔 이었다. 그걸 알았으면 금방 찾아갔을 텐데 ㅋㅋ 근데 금방 찾아갔으면 두 일본 친구들을 만나지 못했겠지 ㅎㅎ

Glover Sky Road 에 도착! 북서울 꿈의 숲 전망대에 오르기 위해 탔던 사선으로 가는 엘리베이터였다.
동네 주민으로 보이는 할아부지, 할머니, 아저씨, 아줌마와 아기, 그리고 그 아줌마의 꼬마 여자 어린이가 함께 탔다.

 

 

 

 

꼭대기가 5층이었는데, 3층에서 할머니가 한 분 내리고 우리는 계속 올라갔다.
올라가는데 꼬마 여자 어린이가 노란 콧물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가만 보니 이녀석, 혀로 그 콧물을 핥핥 거리고 있었다. ㅋㅋㅋ
계속 웃음띈 얼굴로 보며 눈을 크게 떴다 웃었다가 표정을 지어주었다. 나중엔 아주 대놓고 손으로 콧물 찍어서 혀로 맛을 보았다. ㅋㅋㅋㅋ 아놔 ㅋㅋㅋㅋ

뒤늦게 아이 엄마가 하지 말라고 말렸지만, 이미 코에 나온 콧물은 온데간데 없었다. :-)

아 5층에서 내렸는데, 으아 전망이 너무 좋다. 그리고 저 멀리서 잠자고 있던 고양이 한마리가 눈에 띄었다.
사진 한방 찍고 가려는데, 초등학생 어린이 3명이 "네코!" 하며 가리키고 풀숲에서 고양이를 찾는 것 처럼 보였다.
내가 저기 고양이가 있다고 손으로 가리키며 "네코~" 했더니 "뭐야 저 사람.." 하는 표정 ㅋㅋㅋ
암튼 엘레베이터에 내리자마자 고양이를 네 마리나 보았다.

 

 

 

 

 

주로 밤에 어두운 길 구석으로만 다니는 우리나라 고양이와 달리 이 곳에 고양이는 낮에도 버젓이 길 한복판에서 그루밍을 시전했다.

대충 2m 정도 가까이 가봤는데 그냥 쳐다 볼 뿐 별로 신경쓰는 눈치는 아니었다.

녀석들 찍고 조금 더 가다가 또 고양이를 만나서 사진을 찍었다. ㅋㅋ

 

"아~ 네코쨔응~ 거기는 앙대~~" 

 

 

 

 

 

 

 

5시까지만 개관 한다고 해서 아쉽고 들어가지는 못했던 rest house? (맞나?)
근데 근처 계단 주변에 죄다 고양이가...

여기도 고양이 저기도 고양이..

 

 

 

 

 

 

 

고양이 사진 찍고 돌아서는데 또 깜짝! 또 고양이 ㅋㅋㅋㅋㅋㅋ

 

 

 

 

 

 

 

 

 

위치는 우리나라 달 동네 인데 가난한 사람들만 사는 것 같지는 않았다.

 

 

 

 

 

 

 

 

 

 

어찌어찌 길을 걷다보니 구라바엔에 도착.. 근데 당시 시간이 5시 30분인데 개관은 6시까지라 들어가지는 않았다. 입장료는 600엔.

구라바엔 보다도 이 동네 구경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

 

 

 

 

바로 뒤가 낭떠러지인데 태연히 졸고 계시는 네코쨔응~

 

 

 

 

 

 

 

 

날씨가 흐려서 멀리까지 보이진 않았지만 정말 경치가 좋은 곳이었다.

동네 구경하다가 Observertory 가 있다기에 가기로 했다. 가서 옵저버 뽑아야..지는 아니고 구경해야지 ㅋㅋ

 

 

 

 

 

 

 

 

이 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좁은 길을 따라 올라가는데, 작은 집이든 조금 더 작은 집이든 하나같이 정원이 있었다.
어쩜 사람들이 그리 꽃을 좋아하는지 구라바엔 찾으로 골목골목 걸을 때도 그랬지만 이 산동네 집에도 다들 정원하나씩은 가지고 있었다.

 

 

 

 

 

 

전망대 올라가는 길에 작은 원숭이 도사님 동상.

 

 

 

 

 

전망대 올라가는 길에 이끼 낀 길

 

 

 

 

 

 

 

그리고 전망대에 도착.

나가사키가 한 눈에 보이는 훌륭한 전망대였다. 잠시 땀도 식히고 음수대가 있어 세수도 했다.

그리고 다시 길을 내려 갔다.

 

 

 

 

 

 

 

 

 

 

 

내려가면서 본 풍경..

 

 

 

 

 

 

 

 

 

 

 

 

 

 

 

 

내려갈때는 에스컬레이터 말고 걸어서 가기로 했다.

역시나 또 고양이 ㅋㅋ

 

 

 

 

 

 

 


천천히 둘러보며 걸어가니 종이가방 들고 다니는 아저씨가 보였다. 뒤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나서 보니 아저씨가 고양이밥을 땅에 뿌려줬고 잠자던 고양이가 일어나서 우적우적 고양이밥을 씹고 있었다.


'아 역시 여기도 고양이 밥 챙겨주는 사람이 있구나'

잠시 앉지도 않고 계속 걸어다니다 보니 계단 내려갈때 다리가 살짝 후들거렸다.
동네 구경도 좀 더 할 겸 환승 하지 않아도 되는 노면열차 정류장 까지 걸어갔다.

중간에 중학교로 추정되는 학교 주변을 걸었는데, 체육관에서 열심히 방과후 취미활동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몸에 맞지 않게 펑퍼짐한 교복을 입고 있는 남자아이, 친구와 길가에 앉아 수다를 떨던 여자아이들, 친구 머리를 때리며 장난치던 남자 아이들, 커서 연예인이 될지도 모를것 같았던 예쁜 여학생... 내가 우락부락한 일본 고딩을 못 봐서 그런걸까. 우리나라 교복보다도 긴 치마와 80년에 드라마에 나올법한 희고 검은 교복을 입은 일본 중딩정도의 아이들이 어찌나 귀여워 보이던지..

 

 

 

 

 

 

그리고 일본엔 수국이 많았다.

 

 

 

 

 

 

그렇게 노면전차로 나가사키역을 돌아왔다. 그때 시간이 저녁 6시 40분쯤이었다. 기차타고 하카타역으로 돌아가는데도 2시간이 걸리니까 더 구경하지는 않기로 했다. 열차 시간이 7시 22분이라서 기다리면서 나가사키에서 유명하다는 카스텔라를 사기로 했다.

네이버 검색하니 차이나타운 나가사키 짬뽕 글의 연재인듯한 보이는 글에서 박쥐 카스텔라가 맛있다고 적혀 있었다.
위치도 딱 나가사키역에 Plaza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고 하여 1층 둘러보는데 오른쪽을 돌자마자 딱 배트맨 마크가 보였다.

별 고민없이 1050엔을 주고 카스텔라 하나를 샀다.
우박같은 설탁이 바삭하게 씹힌다고 하던데... 호텔가서 먹을까 했는데, 유통기한이 5월 29일까지라서 집에 가져가기로 마음 먹었다.
정 먹고 프면 먹고 JR패스로 나가사키 표 끊고 와서 카스텔라만 사서 돌아가면 된다. ㅋㅋㅋ

 

(나중에 한국돌아갈 때 안 사실이지만 후쿠사야 카스테라는 후쿠오카 공항 면세점에서 1000엔에 살 수 있었다. 품절이긴 했지만 ㅋㅋ) 


 

 

 

 

 

 

 

 

 

하카타역에 돌아와서 표를 또 넣고 개찰구를 나오려는데, 이 놈에 개찰구가 또 표만 먹고 나를 안 통과시켜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 번더 시도해보기로 했다. 어라? 근데 이번엔 잘 통과시켜주네 ㅋㅋ

그리고 JR 티켓 사는 곳으로 들어가서 이틀뒤인 5월 23일 유후인 노모리 왕복 티켓을 구매했다.
낮에 여직원 처럼 시간을 고르라고 하는게 아니라 나보고 언제표를 원하냐고 묻길래 "Do you have a time table?" 했더니 막 찾았다.
아오 내비두라고 내가 아까 챙겨놓은 종이가 있다고 "okay, I have a time table" 하고 주섬주섬 가방에서 한글 열차시간 안내종이를 꺼내서 가는 시간과 오는 시간을 표시해서 보여줬다.

표를 사서 하카타역을 나오니 배가 고팠다. 낮에 하카타역 오면서 봤던 샌드위치집에 가려고 했는데, 밤이어서 찾기 어려웠다.


일본 영화에서 어떤 여자가 밥을 젓가락으로 휘휘저어서 후루룩 먹는 장면을 본 적이 있는데, 그거 비슷한 밥을 파는 곳이 있어서 들어갔다.

밥위에 불고기가 있었고, 흰 계란이 나왔는데, 어떻게 먹는지 몰라서 점원을 불러 세워 이거 계란까서 밥에 넣어 먹는거냐고 물어보니 "프리또.." 대충 뭐 free ... 맘대로 먹으라는 것으로 이해하고 깐 날계란을 밥에 넣고 비볐다. 아니 프리또인거 누가 모르나.. 그래도 보통 많이 먹는 방법을 알려줬음 했는데 에이 몰라... 하고 먹었는데 맛있었다. ㅋㅋㅋ

 

 

 

 

 


가격도 저렴한 380엔. take out도 되는 것 같았고 직장인들이 와서 먹는 것 같았다.

그렇게 호텔로 돌아와서 씻고 그날 있었던 일을 글로 쓰다가 다 쓰지 못하고 잠을 잤다.
내일 아침에 써야지..
그렇게 1시 30분쯤 자리에 누웠다.

내일은 자전거를 빌려서 돌아다녀아지!!!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