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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코스모스 구경하러 갔다가 비맞고 온 이야기

nenunena 2010. 10. 4. 00:29


날씨가 갑자기 추워진 이후로..

텔레비젼에서 코스모스가 핀 것을 보았다.

그때 '구리 코스모스 밭이 있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주말을 기다렸는데..

어제 기상청 홈페이지를 통해 일기예보를 보니 토요일에도 비가 오고 일요일도 비가 온다고 되어 있었다.

막상 오늘이 되니 비도 오지않고 예보도 비가 오지 않는 것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그래서 그래도 해가 지진 않은 오후 5시!! 자전거를 타고 나갔다.

아차산을 지나고, 광나루역을 지나 광진교 밑에 한강 자전거 전용도로로 내려왔다.

예전에는 광진교가 서울 한강북쪽 자전거 전용도로의 동쪽 끝이었는데, 구리까지 자전거 전용도로가 생겼다.

가벼운 마음으로 페달을 밟아 구리까지 달렸다.


※ 모든 가로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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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나온데다가 날도 흐린 탓에 어두워지고 있었지만 코스모스는 만발해 있었다.

그러나 작년과 마찬가지로 사람이 바글바글 ㅡ,.ㅡ;;;

인도와 자전거 도로가 구분되어 있음에도 구분없이 사람들이 다니는 탓에 지나가기가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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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효 또 대충 사진 찍고 가야겠구나란 생각을 하면서 주변 풍경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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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광진교 쪽을 바라보니 구름과 강 사이에 뭔가 빛줄기가 보였다.

노을빛이 구름 사이로 비추는 것이려니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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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비구름 이었다.

한방울 두방울 떨어지는가 싶더니 여기저기서 "뛰어!~" 하는 소리가 들렸다.

비는 굵어지고 모든 사람들이 주차장쪽으로 뛰기 시작했다.

나도 카메라를 얼른 집어넣고 서쪽으로 자전거를 몰았다.

사실 나는 대략 일주일전쯤에도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기습폭우를 맞은 적이 있다.

비 맞는 것도 싫지만 자전거가 비를 맞으니 녹이 슬까 걱정이었다.

이후 닦고 기름칠하고 공을 들였는데, 오늘 또 이렇게 비를 맞다니..

본래 장마때만 왕창 비를 쏟아붓는 우리나라 기후였는데, 기후가 바뀐건지 올해는 정말 비가 자주 온다.

암튼 옷은 젖고 이대로 집까지 가야하나 고민하는데 다리 공사현장 근처에 인부들 쉴곳으로 만들어 놓은 곳에 지붕이 커서 비를 피하려고 들어갔다.

갔더니 아들, 딸과 자전거를 타러 오신 아저씨가 비를 피하고 있었다.

일주일전 폭우에서 비를 피하다가 비가 좀 사그러들었다고 비맞으며 달렸는데 양동이로 쏟아붓는 비를 맞고 후회한 일이 있어 이번엔 여유를 갖고 기다리기로 했다.

다행히 하늘이 더 어두워지지 않고 멀리서 빛이 보이기 시작해 비가 점차 그치고 있었다.

그래서 다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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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젖은 터라 아주 설렁설렁 달렸다.

가면서 보니 가로등이 켜지고 다시 좀 빛이 보이니 자전거를 멈추고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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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온과 바람으로 옷은 점차 말라가고 있었지만, 추위도 커지고 있었다.

다행히(?) 집까지 오는 길은 오르막이라 (광진교->아차산) 열심히 페달을 밟았더니 춥지 않았다.

이렇게 오늘은 "코스모스 보러 갔다가 비만 맞고 오는 날" 이었다.

다음 구리 코스모스 구경은 새벽에 가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흠.. 다음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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