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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이승환은 없다. 이승환 10집 Dreamizer 감상기

nenunena 2010. 6. 19. 19:10


이승환이 매번 앨범을 낼 때마다 미국 어느 대단히 유명한 스튜디오에서 대단히 유명한 전문가와 작업했다는 이야기. 그 사실을 모르거나 그런 걸 느낄 수 있는 음향장비가 없거나 그러던지 말던지 별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에게는 쓸떼 없는 일.

아무리 좋은 소리를 담기 위해 공을 들였다 해도 노래가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는 건 가사와 멜로디라고 생각한다.

긴 호흡을 가지고 차분히 이어가던 감정을 터뜨리는 그의 노래는 이제 더 들을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트렌드를 따라 곡도 짧아지고 했다는데,
90년대 이승환의 노래를 좋아했던 사람들에게도 현재 대중음악을 즐겨 듣는 사람들에게도 별로 취향이 되지는 못할 듯한 음악들이다.

그냥 최근까지 이승환을 좋아하던 사람들에게나 환영받을 듯한 음악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켓도 솔직히 이게 뭐냐 싶다. 음악적인 뭐.. 도 아닌 것 같고. 그냥 자신을 나타낸 것 같다.
'참 이젠 다름 사람 신경 안 쓰고자기 좋은쪽으로 살아 가는 구나.'란 생각이 든다.


타이틀 곡 - '반의 반'

여운이 남지 않는다.

동굴속에서 메아리 치는 외침처럼
이승환은 반의반을 외친다.


'구식 사랑'

이 노래 역시 별로..


이승환은 대중과 멀어져 간다.

그만의 긴 호흡을 가지는 타이틀곡의 계보도 끊어졌다.

'잘못', '심장병'에서 끊겼던 타이틀곡의 계보가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에서 다시 살아나는 듯 했지만 이번 정규앨범애서 제시된 '반의 반'은 또 전혀 다르다.

나는 이번 앨범에서 애절함을 기대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별로 맘에 안 드는 곡들만 쏟아지는 듯 하다.

지난 몇 장의 비정규 앨범에서도 그랬듯이 앞으로 이승환은 대중이 원하는, 대중이 원했던 음악이 아닌 계속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할 생각으로 보인다.
뭐 자기가 좋아야 하는 일이고 남들에 맞출 필요는 없는 것이지만 이승환의 예전 음악을 기대했던 나 같은 사람에게는 참 실망스러운 일이다.

그가 하고 싶어하는 락 쪽으로는 그만의 색을 갖춰가는 듯 하다.
하지만 발라드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나와서도 '반의 반'은 부르지 않았다.

그래도 라이브로 부르는 거 한번 들어보고 싶었는데 참..

사람들한테 물었더니 '반의 반' 보다 '완벽한 추억'이 더 좋다고 했다고, 뮤직비디오 까지 찍었는데 타이틀 곡을 바꿨다고 한다.

뭐 사실 이승환 한테 타이틀 곡이 중요하던가.
콘서트만 잘 되도 그럭저럭.


나에게는 4집, 5집, 6집때 이승환이 딱 좋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게 됨으로써 그는 점점 더 멀어져 가고 있다.

그래서 늙지 않는지는 몰라도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더 이상 하지 않는 이승환은 참 아쉽다.


처음 들었을때 '아.. 좋다.' 하는 노래가 하나도 없다.


우리는 이제 같이 음악하지 않는게 좋을 것 같아라고 했던 유희열과 공동 작업을 하게 된다면 또 모르겠다.

아쉽고 아쉽다.

이승환의 이혼이후 슬픈 감정을 거부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런 감정이 더 이상 생기지 않는 것인지
이혼이 영향을 미쳤는지 모르겠다.


요세는 'Mate' 란 그룹의 음악에서 애절함을 달래고 있다.

큰 감동으로 다가오진 않지만 원하는 감정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그리고 나도 어설프지만 내 노래를 만들어 간다.

내가 만들고, 내가 부르고, 내가 듣고, 내가 감동하는 내 노래.


슬픈음악을 들으면서 사람들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친구는 내 노래가 자기연민이라며 안 좋다고 했지만, 나는 좋다.

지금 만들고 있는 노래가 자기연민 때문에 만들 수 있는 거라면 난 자기연민을 즐기겠다.


뭐 어쨋든 이제 이승환은 bye, bye 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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